필자는 2020년 4월 신입사원으로 일본에 첫 취직을 했다. 그야말로 코로나 태동의 시기였다.
오늘은 라뗀말이야 특집, 그 시절 신입사원의 사회생활을 필자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한다.
우선 당시 상황을 잠깐 나열해 보겠다.
・필자는 2019년 2월 말~ 2020년 2월 중순까지 1년 졸업유보로 일본 워킹홀리데이 중에 내정을 받았다.
・워홀비자를 가지고 있던 필자는 "재류자격 변경"으로 취업비자 갱신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회사가 신규 발급으로 절차를 진행하였는지 일시 귀국 (주한국일본대사관에서 신규 발급)이 필요했다.
・일시 귀국 당시부터 요코하마항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코로나 확산"에 대한 뉴스가 끊이질 않았었다.
・귀국하고 약 1주일 후, 한국에서 "대구 신천지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며 유래 없는 확진자 수 증가율을 기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2020년 3월 9일부로 중국 및 한국 거주자의 일본 입국 금지"라는 초강경 대책을 시행.
・당시 회사 기숙사에 입주할 예정이었는데, 기숙사 입주 가능시기가 입사 2주 전인 3월 18일부터였다.
당시 모두가 그랬겠지만, 입사부터가 매우 다사다난했다. 기숙사 입주 가능시기에 맞춰 3월 18일 비행기를 전부 예약해 놓은 상황에서 일본의 입국 금지 조치로 모든 비행기 편이 캔슬되며, 잘못하면 입사시기도 놓치게 될 판이었다.
다행히 학교 교수님의 연락으로, 소식을 금방 접한 필자는 발 빠르게 3월 8일 자 비행기를 부랴부랴 예약이 가능하였지만, 다른 회사에 동 시기 입사 예정이었던 지인은 시기를 놓쳐 22년에 비로소 입사하게 된 케이스도 존재한다.
(다시금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어찌어찌 무사히 기숙사 입주와 입사를 했지만, 어려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본은 입사 후 신입 연수 및 OJT기간이 굉장히 긴 편에 속하는데, 신입 연수는 2주~1개월, OJT기간은 짧게는 1~3개월, 길게는 6~12개월까지 교육기간을 두는 회사도 있다.
※OJT : On the Job Training의 약칭으로 "실무를 통한 교육"이란 의미. 일본에서는 "교육"의 의미가 강하여 실무에 바로 투입되지 않고, 선배사원의 보조 업무를 통해 실무를 배워나간다.
필자가 입사한 회사는 신입연수를 2주 실시 후, 각 부서로 배치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럴 수가, 신입연수부터가 ALL 재택근무로 변경된 것이 아닌가.
회사용 노트북 및 휴대폰을 전부 택배로 발송해 주거나, 아직 인터넷이 설치 안된 방에는 (기숙사가 신축 건물이라 각자 인터넷 계약이 필요했다) 회사용 휴대용 와이파이를 발송해 주는 등, 회사에서도 역사상 이례적인 대응이었다.
인터넷이 제때 갖추어지지 않아 며칠 동안 참가 못하는 인원,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 자주 끊기는 인원 등 (100명이 넘는 인원이 하루종일 비디오캠을 연결해 놓기 때문) 여러모로 에러사항이 많았으며, 주 5일 하루 8시간의 교육이 모두 컴퓨터 화면 너머로 진행되는데, 집에 혼자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공간.
그렇다. 교육에 집중이 될 리가 없는 환경이었다.
100명이 넘는 입사 동기들과 제대로 인사하는 시간조차 가질 수 없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만남의 시간은 교육 수료 후 각 부서로 배정받는 날 회사에 모인 그날, 각자 부서로 뿔뿔이 흩어지기 전 찰나의 순간뿐이었다.
이처럼 회사도 처음 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당시, 회사 차원에서도 신입 차원에서도 악영향만 낳았다고 생각한다.
신입은 불안정한 교육환경으로 기존 신입들보다 낮은 레벨의 업무능력으로 실무에 투입되며,
회사는 매해보다 낮은 업무능력의 신입들로 인해 매해보다 많은 양의 업무 리소스를 부담하게 되었다.
(나중에 소문으로 들은 얘기지만, 2020년 신입사원이 조기 이직률이 제일 높았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입사 시부터 직격탄을 맞은 우리 세대들에게 다시 한번 고생 많았노라 위로와 격로를 보내고 싶다.
다들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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